뇌 파괴 즉살이 왜 중요한가
ATP(Adenosine Triphosphate) 최대 유지를 위한 활어 처리 방법
활어, 선어 전처리는 다음 과정으로 이뤄진다.
본 글은 전처리 과정 중 첫번째 단계인 뇌 파괴에 관한 글이다.
회, 생선의 맛을 얘기할 때 보통 기름기가 많다. 담백하다. 찰지다… 와 같이 표현을 한다.
“마음에 감도는 맛”
스시의 나라 일본의 경우 더 나아가 ATP 가 생선의 맛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주장하며 활어 상태에서 어떻게 처리를 했느냐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전처리는 생산자가 유통 과정 첫번째 단계에서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재료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의미로 전문 일식 세프들이 생산, 유통 과정 중에 가능하면 꼭 부탁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좋은 고기를 잡았다면 제대로 처리해서 더 값어치 있는 상품으로 공급해보자.
ATP는 무엇인가?
ATP(아데노신 삼인산)는 핵산의 일종(이노신산)이라고 하며 나무위키의 설명을 이해하기 쉽게 함축해보자면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생체 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에너지 대사의 기본 단위이다.(다 알려면 복잡,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
ATP는 대부분의 생명체가 주로 쓰는 연료 같은 에너지원인데 핵심은 사용하는 양에 비해 몸에 존재하는 ATP의 양은 매우 적다고 하며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덕분에 쉽게 생성 소멸해서 생체 에너지계의 화폐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물고기가 완전히 죽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록 작용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ATP 결합 구조가 끊어져 본연의 맛을 저하시키므로 가능한 빨리 스트레스 전달을 차단하는 것이 ATP 유지의 핵심이다.
끈질긴 생명력
활어 상태의 물고기를 다뤄본 사람은 물고기들이 물 바깥에 나와 아가미 등에 칼을 맞아도 꽤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알 것이다. 네버 다이…
만일 뇌 파괴 과정이 없다면 피를 빼는 시간, 손질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중에 계속 ATP 결합 구조가 끊어지는 것으로 물고기 입장에서 스트레스가 전달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강구된 방법이다.
뇌 파괴(이케지메)
뇌 파괴는 말 그대로 스트레스의 전달 등을 관여할 기관, 뇌를 즉시 파괴해버리는 것이다.
펄떡거리며 엄청난 힘 자랑을 하는 물고기도 뇌를 파괴하는 즉시 고요해지게 되며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심장등의 장기는 여전히 온전히 활동을 하므로 뇌 파괴 후 즉시 방혈 과정으로 들어가면 된다.
심장이 뛰어야 마지막 한방울까지 방혈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뇌 파괴 방법
발로 그린 위 첫번째 그림에 표시한 곳. 두번째 사진은 한겨울 대삼치 조업 중 찍은 동영상 캡처… 내 손이다. ㅠㅠ
전처리 전문 도구 시메 송곳은 다양한 사이즈가 있는데 아직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송곳이나 전문 도구(시메카키)로 뇌가 위치한 곳을 뚫어 뇌 조직을 붕괴시키면 된다.
경험상 뇌 파괴 부위는 어종마다 조금씩 다르고 같은 어종이라도 또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눈과 아가미 뚜껑의 사이로 뇌 파괴가 잘 이뤄지면 제어가 불가능한 엄청난 괴력을 선보이는 부시리라도 단번에 차렷 자세로 변하게 된다.
뇌를 보호하기 위해서 생각보다 딱딱한 조직으로 덮혀 있는 곳을 잘 찾아 뚫는 것이 방법으로 수직으로 뚫는 것보다 살짝 기울여 찌르는 것이 좋다.
뇌 파괴가 잘 이뤄지면 이후의 과정이 훨씬 순조롭다.
펄떡거리는 부시리, 방어, 대삼치는 피를 사방에 튀기며 피부에 상처가 생기기 쉽고 스티로폼 박스를 부수기도 한다.
결론
- 전처리는 활어 상태의 좋은 컨디션인 상태로 잘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다.
- 뇌 파괴는 좋은 숙성회를 만드는 데 필수 요소이다.
- ATP 유지가 잘 된 물고기가 확실히 더 맛있다.
- 체력과 정성, 시간이 필요하다. (활어 상태로 위판하는 것이 간단하고 에너지 소모가 적다)
- 바로 대가리를 분리하고 장만해내는 활어회의 경우라면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다.
다음으로 뇌 파괴 후 즉시 방혈 과정으로 들어가보자.
어업 최전선의 현대호는 활어를 택배로 보내기 직전 꼭 뇌 파괴 – 방혈 – 신경시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뇌 파괴(이케지메)를 했다면 다음으로 방혈(피 빼기), 마지막으로 척수 신경 차단(신케지메)로 마무리하여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