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 선박의 태풍 대비
피할 수 없는 태풍, 피항과 배 정박 요령
태풍이 오기 전 어항은 피항과 태풍 대비로 분주해진다.
연일 찜통 더위는 태풍의 북상길이 활짝 열렸다는 의미일까? 6호 태풍 카눈의 진로가 우리나라를 향한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태풍에 비교적 안전한 정박 위치
자신의 배 정박 위치가 나름 태풍에 안전한 장소라면 베스트다.
다른 장소로 피항을 하지 않고 평소 정박하는 자리에서 태풍(피해 없이)이 지나기를 기다릴 수 있는 어민은 대단한 행운을 거머쥐고 있는 것 이다.
태풍 피항 맛집으로 알려진 항은 태풍 전이면 항상 복잡하다.
좋은 자리는 이미 배들로 꽉 들어차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한켠에 배를 정박하게 되는데 잘못하면 피항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피항 맛집이므로 태풍으로 인한 큰 너울은 당연히 없겠지만 태풍이 일으키는 거센 바람은 어디로 피항을 하든 피할 수 없는 것으로 피항을 온 선박들끼리 부딪쳐 크고 작은 파손이 발생하게 된다.
태풍 북상시 바람 방향과 배의 선수 방향이 같으면 비교적 안전한 위치
태풍이 북상할 때 태풍의 오른쪽 편 파괴력이 가장 강한 것은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즉,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북상하는 태풍의 세력이 가장 강할 때의 바람 방향은 동풍 ~ 북동풍 이다.
자신의 현재 정박 위치에서 배의 선수 방향이 동쪽 계열로 향하고 있다면 태풍 북상시의 강력한 바람에 비교적 안전한 자리이다.
바람을 배의 선수로 맞게 되면 큰 요동 없이 이겨낼 수 있지만 배의 옆 부분으로 태풍의 가장 강력한 바람을 마주해야 하는 정박 자리는 안전하지 못한 자리이다.
태풍에 안전하다는 피항 맛집에 갔는데 정작 옆 바람을 맞아야 하는 자리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즉, 같은 항이라도 배의 선수 방향에 따라 피항 결정을 해야 하는 배가 있고 자신의 자리를 그대로 고수하는 배가 있게 된다.
태풍의 중심이 지나치면 이내 바람 방향이 서풍 계열로 바뀌게 되며 북상때보다는 약화된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강력하기 일쑤다.
배의 선수 방향이 동쪽 계열로 정박된 경우 태풍의 중심이 지난 후 불어오는 남서풍 ~ 서풍을 배의 뒤편으로 맞게 된다.
선수로 바람을 맞는 면적보다는 영향을 더 받게 되지만 정통으로 옆면을 바람이 치는 경우가 아니므로 비교적 안전하며 배 뒷편이 바람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게 결박에 신경을 쓰면 좋다.
내항에 선수만 앵커링
규모가 크고 내항 공간이 넓은 거제 구조라 항에서는 따로 피항하지 않고 큰 너울이 미치지 않는 내항 한켠에 미리 준비해 둔 정박 위치에 배의 선수만 정박 줄을 매서 바람 방향에 따라 배의 선수가 향하게 하는 방법을 쓴다.
각자 배를 태풍 때 정박하는 위치를 미리 정해두는데 태풍전에 배를 결박해 둔 후 오고 가는 배를 나눠 타고 뭍으로 오는 식으로 배의 선수가 바람을 항상 쳐다보게 되므로 매우 안전한 피항 방식이다.
배의 선수, 선미 정박줄은 확실한 결박을 하되 바람 방향에 따라 선수와 선미가 조금 움직일 수 있도록 정박해두는 것이 좋으며 큰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해서 빗물이 바로 배출될 수 있도록 배수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요인을 아예 없애야 한다.
갑판 위 치워두지 않은 비닐봉지로 인해 배수가 되지 않아 어이없게 침몰한 사고 사례가 있다.
Key Fact
- 태풍이 안오는 것이 당연히 가장 좋고 비교적 안전한 방향은 선수가 동쪽 계열인 정박 위치.
- 큰 너울이 올라오는 자리는 당연히 피해야 한다.
- 배의 선수 방향이 바람 방향과 비슷한 경우 안전을 더 보장 받을 수 있다.
- 선수만 닻을 놓고 뭍으로 올라오는 피항은 어민들 간 협동이 필요하다.(타고 내릴 수 있는 배의 가동 필요)
- 큰 비를 대비해서 갑판 위 배수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요소를 확실하게 치워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