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잡아온 어획물과 노동의 댓가
어업에 새로 뛰어든 어민분들께 드리는 글(도소매 수산물 유통업자 알기, 수협 위판장에 위판하기, 마음가짐과 인심)
바다에서의 일보다 육지에서 일어나는 일이 몸과 마음을 더 지치게 만들 수 있다.
잡는 것보다 파는 것이 어려운 굴레를 스스로 만들지 말자.
자연산은 귀하고 원하는 사람들은 많다.
많은 어민들에게 해당되는 현실로 잡는 것보다 잡아온 어획물을 제 값을 받고 거래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사실이다.
가끔 산지 가격 폭락 뉴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댓글 내용은 “여전히 비싸다”, “산지는 폭락인데 왜 더 비싸냐” 와 같은 댓글이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답답하지만 1차 생산자인 어민 입장에서도 알 수가 없다. 거래를 할 때는 분명 뉴스 내용대로 평소보다 싸게 거래가 되는데 소비자가 체감하는 것은 똑같다는 것이다.
1차 생산(어민) – n차 유통 – 소비자
여기서 1차 생산자가 기존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식의 이기적인 소견이 아니다.
새로 어업에 뛰어든 어민이 어획물을 거래할 때 겪게 될 다양한 형태의 조금은 부조리하게 느껴지는 일들에 대해 미리 알려드고자 하는 이야기다.
하루 하루의 조업으로 생산물을 위판장, 수산물 유통 업자, 일부분 소매점 정도로 거래를 하는… 잡아서 파는 간단하게 느껴지는 사이클 속에서 유의할 점들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급적 규모가 큰 위판장에 위판을 하는 것이 골머리를 썩지 않고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산업자와의 거래
물차 1대 또는 규모에 따라 여러대를 갖추고 고기를 유통하는 수산업자와 거래하시는 어민분들이 많다.
만일 정착한 지역 근처에 마땅한 위판장이 없고 수산업자와 거래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수산업자들은 거래 수완이 어민들 한참 위에 있는데 정상적인 거래 속에서 직접 신경쓰지 않는 경우 일어나는 보이지 않는 손해들은 다음과 같다.
- 거래 대금 결제일을 보통 주 단위로 한다.
- 바다에서 일하고 잡은 어획물을 수산업체에 넘길때 상호 거래량을 체크한 후 대금 결제는 1~2주 단위로 몰아서 치르는 식인데 하루 하루의 명세와 단가, 합계 금액을 꼭 기록해두어야 한다.
- 나의 경우 수산업자들과 거래시 구글 스프레드시트(엑셀)로 하루 하루의 거래 명세를 꼼꼼하게 기입해두는데 대금 결제날 받는 일자별 거래 명세서와 대조를 해보면 항상 무언가 빠지는 부분들이 있다.(더해지는 부분은 절대 없음)
- 여러 업자들과 거래를 해보니 위는 공통 사항으로 자신들의 노하우인 것 같다.
- 여러 어종이거나 크기별로 분별해서 거래한 경우 몇일이 지나면 기억하기 어려워지므로 피곤해도 기록을 하자.
- 주 단위 결제가 잘 이뤄지면 다행이다.
- 거래단가 후려치기
- 항상 위판장이나 다른 업체의 거래 시세를 봐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다.
- 바다에서 일하고 잡은 어획물을 수산업체에 넘길때 상호 거래량을 체크한 후 대금 결제는 1~2주 단위로 몰아서 치르는 식인데 하루 하루의 명세와 단가, 합계 금액을 꼭 기록해두어야 한다.
- 거래 종료시 마지막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 건별 결제가 아닌 거래시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이며 수산업계 쪽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 거래 단가, 결제 문제등 여러 요인으로 결국 거래 단절까지 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남은 잔금 때문에 거래 단절을 못하고 부조리를 안고 계속 끌려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 이 경우 잔금 수금은 개개인의 성향에 달려있는 것이다.
- 상호 간의 바쁜 문제로 자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작은 문제들이 쌓여 거래 단절로 이어지게 된다.
- 건별 결제가 아닌 거래시 일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이며 수산업계 쪽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 거래가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고기를 잡아도 걱정이 된다.
인간적으로 교감이 잘 되고 거래가 정확한 수산업자와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축복과도 같다.
그런 곳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일반 소매점과의 거래
소매점과의 거래가 발생하는 것은 1차 생산자인 어민에게는 어획물 손질, 배달이나 택배 배송의 어려움이 가중되지만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문제는 역시 결제 대금의 수령일 수 있다.
거의 대부분 가게가 안되어 망하는 경우 남은 잔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위판장에서 위판
돌고 돌다 결국 직접 거래와 수협 위판장에 위판하는 것으로 정착하게 된다.
각 지역 위판장 마다 거래 대금 정산일은 다를 수 있으나 대부분 당일 지급 또는 익일(은행 거래일) 지급이다.
위판장에서 위판을 해보면 규모가 크고 중도매인이 많은 위판장이 근처에 있는 것이 어민에게는 진짜 축복인 것을 알 수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거래 단가가 보장이 되며 좋은 고기에 대한 보상도 좋은 편이다.
위판장에서 유의할 사항으로는 상당히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으로 이는 위판장이 아닌 수산업자나 물차등 거래에서도 공통적으로 유의할 점이다.
- 어종별, 크기별로 선별
- 다양한 크기로 섞여 있다면 중도매인은 작은 개체가 더 신경쓰여 단가를 적게 부른다.
- 가급적 1개 위판 바구니 가용 용량의 최대치까지 담을 것
- 활어의 경우 바구니 무게(대부분 2kg) + 1kg 을 감안해서 무게 측정을 한다.
- 볼락 10kg 을 담아 바구니 무게까지 12kg이면 계측시 -3kg 해서 총 9kg 이 되는 식으로
볼락 20kg 을 잡아 10kg 바구니 2개로 위판할 것을
5kg 씩 담아 바구니 4개로 위판을 내면
18kg 으로 계측될 수 있는 것이 20kg을 잡아와서 16kg 계측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 위판장마다 그 방식이 다를 수 있다.
- 볼락 10kg 을 담아 바구니 무게까지 12kg이면 계측시 -3kg 해서 총 9kg 이 되는 식으로
- 활어의 경우 바구니 무게(대부분 2kg) + 1kg 을 감안해서 무게 측정을 한다.
위의 예에서 보듯 모든 거래 방식에서 어민이 실제 잡은 양보다 조금 더 주는 방식인 걸 알 수 있다.
Key Point
- 중도매인이 많고 서울 경기 지역까지 유통 구조가 확립된 규모가 큰 위판장에서의 거래가 좋다.
- 위판장은 당일 결제 또는 익일(은행 영업일) 결제이다.
- 위판장 거래가 그나마 정확하다.
결론
두서없는 결론
- 일반 소비자분이 1차 거래 가격이 더 비싸지면 소비자들은 훨씬 더 비싸게 사야 할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위판 거래 가격이 시세만큼 많이 올랐다고 느껴본 적은 5년간 단 1차례도 없어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듯 하다. ㅎㅎ
- 유통 과정의 눈덩이 불어남에 대해서는 짐작만 그리 할 뿐 사정은 모르겠다.
- 1개 항에 있는 대부분의 5톤급 이하의 영세한 연안어업을 하는 어민들 생산량을 모두 합쳐도 선망 1척의 결과 반도 만들기 어렵다.
- 생산물을 자체적으로 6차 산업까지 연결해서 직접 가공 판매까지 길을 개척하는 것에 미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