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어선이 알려주는 씨앵커 · 물닻 · 풍
갈치 · 한치 · 오징어 조업에서 배의 모든 면을 활용하게 해주는 씨앵커와 스팬커(Spanker)
씨앵커
조업과 낚시를 보다 안정적이게 해주는 씨앵커는 본래 먼바다에서 풍랑을 만났을 경우 배의 선수가 바람 방향을 항상 보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조류에 따라 흐르므로 Drift Anchor 라고도 한다)
갈치나 오징어, 한치 조업을 목적으로 한다면 포인트에 도착 후 씨앵커(‘물닻’, ‘풍’ 이라 부르기도 한다)를 내리고 선수가 바람 방향을 향하도록 해서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조류 속도와 가능한 일치시켜 채비의 입수 각도를 작업하기 알맞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씨앵커는 적당한 바람이 불어주는 여건일 때 투입만으로 수면 아래로 안착하고 이내 배 선수가 바람 방향을 향하게 하며 작업하기 알맞은 여건을 조성해서 배의 좌, 우, 앞뒤 모든 면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므로 먼바다에서 장시간 조업을 할 때 필수 요소이다.
씨앵커와 스팬커(Spanker)
대부분 배의 선형은 측면이 가장 면적이 넓으므로 바다에서 약간의 바람 만으로도 배는 바람을 측면으로 받아 흐르게 된다.
배의 측면 한쪽에서만 조업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이를 이용해서 포인트에 배를 올리고 흐르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데 바람의 세기, 조류와 바람 방향의 상관 관계에 따라 배의 측면으로 받는 경우와 선수로 받는 경우의 채비 입수 각도 차이는 대단히 크며 채비를 내리는 추의 무게로는 극복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씨앵커와 스팬커(Spanker)는 배의 모든 면을 활용해서 작업할 필요가 있을 때 가동하기 좋은 선택이며 씨앵커는 물에 내리는 천 재질로 만들어진 물을 가두거나 조류를 받는 닻, 스팬커는 배의 후미에 설치하여 후미쪽에 바람의 양력이 발생하게 고안된 장치로 두 장치의 목적은 배의 선수 방향을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고정하려는 데 있다.
바람의 영향을 배의 선수 방향으로만 받는 것으로 채비 입수 각도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이 된다. 즉 채비 입수 각도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씨앵커는 투입 후 회수할 때까지 선장이 관여할 일이 적으며 스팬커는 선수 방향 고정을 위해 계속적으로 선장이 키를 잡아야 하는 편으로 포인트 이동이 잦은 경우 효과적인 선택이다.
자신의 배에 적당한 씨앵커는 과연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선수가 바람 방향을 보며 유지되는 정도의 사이즈면 충분하다.
배보다 더 큰 씨앵커?
국내 유어선들이 주로 사용하는 주문 제작형의 씨앵커는 거의 대부분 배에 비해 무척 큰 편으로 도입 비용, 운용의 어려움, 관리 용이성 등에서 매우 비합리적으로 큰 사이즈가 대부분이며 이를 운용하기 위해 부가적인 회수 장비를 설치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다시 말해 30톤 이상 클래스의 전문 채낚기 배들이 사용할만한 사이즈를 9.77톤에서 사용한다거나 9.77톤 클래스에서 사용할 크기를 3톤 배가 사용하는 식으로 전문 지식, 풍부한 경험, 진지한 고민없이 남들이 사용하는 정도로 주문 제작해서 사용하고 있는 식으로 거대한 씨앵커를 가지고 매일 씨름하는 것이다.
30톤 클래스 배의 경우 적정한 씨앵커 사이즈는 지름이 약 6.5m 크기라고 보면 되겠다.
참고로 30톤 클래스의 전문 채낚기 배는 풍랑주의보 상황에도 출항이 가능하다.
천으로 만들게 되는 씨앵커는 제작하는 곳에서 보통 ‘폭’ 단위로 사이즈를 말하는데 ’18폭’, ’32폭’ 과 같이 씨앵커의 사이즈를 얘기하며 이때 1폭은 대략 110cm 정도다.
갈치나 한치 시즌이 되면 수많은 낚시배와 어선들이 포인트에 씨앵커를 내리고 작업에 들어가게 되는데 한정된 구역내에 오밀조밀하게 자리를 해서 무전을 들어보면 선장끼리 서로 싸우는 소리가 매일 들린다.
씨앵커를 한번 내리면 회수에 걸리는 시간과 작업 시간의 낭비 등 문제를 꺼리는 것으로 달리 얘기하면 자신이 보유한 씨앵커를 컨트롤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풍랑주의보 상황이면 자신의 배는 출항할 수 없는데 거친 풍파에서 안정적으로 배를 정박시키는 목적의 육중한 씨앵커를 가지고 매일 작업을 나가 시간과 힘을 낭비할 이유가 없다.
씨앵커는 작을 수록 좋다
사실이다. 큰 사이즈부터 답을 찾는 순서보다 작은 사이즈에서 큰 쪽으로 답을 찾는 것이 좋다.
어업 최전선의 현대호는 3가지 사이즈의 씨앵커를 보유하고 있다.
- 현대호 사이즈(하부 길이 10m, 폭 3m) 만한 육중한 씨앵커
- 현대호 2/3 사이즈의 씨앵커
(도둑 맞음) - 현대호 1/5 사이즈의 씨앵커
위 씨앵커를 순차적으로 도입해서 사용했었는데 결과적으로 3번의 가장 작은 씨앵커만 현재 사용하고 있다. 비용의 낭비
대략적인 사이즈는 펼쳐졌을때 면적이 딱 중형 세단 차량 사이즈만 하다.
작으면 조류를 따라 흐르지 못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물이라는 유체 위에 떠있는 배는 육지의 차량과 달리 작은 밀고 당기는 힘 만으로 움직일 수 있듯이 보유중인 가장 작은 씨앵커에 갇히는 수백kg(추정, 구의 전체 부피 V=4/3πR³ 의 1/2)의 물의 힘은 수면 위의 배에 상당한 작용을 한다.
아마도 작은 씨앵커를 사용했을때 채비 입수 각도에 문제가 생길까봐 적당히 큰 사이즈로 도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채비 입수 각도가 선수나 뒤로 향하는 경우는 씨앵커의 크기 때문이기 보다는 그 당시의 조류 상황에 의한 것으로 이런 경우는 아무리 씨앵커가 커도 극복이 되지 않으며 씨앵커의 관여를 더 줄여야(2편에서 기술) 입수 각도가 잡히게 된다.
작은 씨앵커의 장점
적절한 사이즈의 씨앵커(Sea Anchor)는 모든 면에서 오버 사이즈 씨앵커를 앞선다.
실제 운용의 간편함
가장 큰 장점으로 투입과 회수 시간이 무척 손쉽고 빠르며 어업 최전선의 3번 시앵커는 회수 시간이 1분도 되지 않아 포인트 이동에 시간과 힘이 들지 않는다.
흐르다 좋은 어군 구간을 만나 어획 성과가 좋았는데 해당 구간을 벗어나서 어군이 보이지 않으면 즉시 회수해서 다시 해당 구간을 재공략하는 것이 가능하다.
도입 비용과 관리
같은 재료를 작게 만들었으므로 당연히 비용이 적게 들며 물에 젖어도 회수가 쉬워 회수를 위한 윈치등 부가 장비가 필요없고 접었을 때 부피도 작아 마트 장바구니에 들어갈 정도라 사용하지 않을 때 자외선으로부터 멀리하고 보관이 용이하다.
어업 최전선이 보유한 1번과 2번 사이즈의 씨앵커는 회수 라인을 당길 때 유압 윈치를 써야 하며 3번은 회수 라인을 손으로 당겨 회수가 가능하다.
이동 거리
갈치, 한치, 오징어등 먼바다 작업시 같은 포인트에서 배마다 흐르는 속도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는 당연한 것으로 이로 인해 한참 작업 중에 배들끼리 근접하는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있다.
배의 선형, 씨앵커의 구성과 바람의 영향으로 조류를 타는 정도가 각기 다른 것으로 보통 오버 사이즈 시앵커를 내린 배의 경우 바람의 영향이 그 만큼 적으므로 밤새 작업하며 이동하는 거리가 상대적으로 약간 더 장거리인 경우가 많고 회수에 걸리는 시간 문제로 그 만큼 바람을 타고 흘렀기 때문이다.
사실 이동 거리는 어획한 결과에 따라 그날 장점으로 작용했는지 단점으로 작용했는지 다르게 나타날 뿐으로 작업 성과의 영향으로 장단점을 찾는 것은 무리가 있을 듯 하다.
1노트 속도의 조류가 6시간 흘렀다면 어떤 배는 11키로를 어떤 배는 9키로 정도를 이동한 것으로 씨앵커가 작을수록 조류와 바람이 반대 방향인 경우 조금 덜 이동한다.
빠른 회수 시간으로 불필요한 이동 소모가 적고 먼바다에서 밤을 새고 항까지 복귀하는 거리가 조금 짧아지는 장점은 있을 듯 하다.
씨앵커는 낚시 조업 외에도 여러모로 활용이 가능하다.
- 선박 고장으로 표류 중일때
- 기관 정비가 필요할 때(좌우 롤링 감소로 작업 용이성을 높여준다)
- 피로도 저하
Key Fact
- 주문 제작 방식으로 도입하게 되는 국내 씨앵커는 내구성이 좋은 편이다.
- 이는 달리 말해 물에 투입한 후 그 무게가 엄청나게 되어 윈치의 가동없이는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다.
- 풍랑주의보나 거친 바다 상황인 경우 어차피 작업은 어려우므로 거대 사이즈 씨앵커는 불필요.
- 바다 상황이 거칠 수록 씨앵커를 배에서 멀리 위치 시키는 것이 좋다.
- 육중하고 컨트롤이 어려운 씨앵커는 간혹 예기치 않은 사고 문제를 일으킨다.
- 낚시 조업을 위해 거대한 씨앵커는 필요하지 않다.
- 자신의 배 사이즈를 과대평가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