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냉각수 문제의 발생 원인
디젤 선내기 어선을 운용하는 입장에서 해수 냉각수의 원활한 유동은 본격적인 어업에 뛰어든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장 주요한 근심거리였다.
겨울 방어와 대삼치 시즌을 맞이하며 여름~가을에 징그럽게 붙은 따개비를 청소하기 위해 도크에 배를 올린 후 잦은 임펠러 손상의 원인을 찾은 것 같아 짬을 내어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근 2~3개월만에 새 글을 작성하게 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두어달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짧은 여행도 하고 큰애 작은애 대학 입학 문제로 서울도 다녀오며 나름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
다시 말하지만 디젤 어선의 엔진은 고열을 내뿜으므로 해수 냉각수의 원활한 유동은 너무 너무 중요한 문제이다.
고무 재질(나름 Heavy Duty)로 된 임펠러의 수명, 임펠러 펌프의 마모 상태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다 다른 배보다 임펠러 손상의 주기가 왜 이렇게나 짧을까에 대한 생각을 거듭하다 배를 도크에 올린 후 해수 냉각수가 선박 하부의 어느 부분에서 임펠러 기능에 의해 빨려 올라가는지를 확인해보게 되었다.
냉각수 문제의 근원은?
그간 어업 최전선의 현대호는 바다 상황이 평온할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수면의 상태가 괴팍한 날, 즉 기상 상황이 썩 좋지 못한 날 냉각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었기에 흘수선(Waterline)에서 냉각수가 유입되는 관이 얼마나 깊은지를 확인해 보았는데 빙고!
냉각수 관의 깊이가 생각보다 얕게 잠겨 있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배가 좌우로 제법 들썩거릴때 해수와 함께 공기가 빨려 올라가는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공기 1방울 없이 완벽하게 진공 상태여야 하는 임펠러에 좌우로 들썩이면서 공기가 유입되니 냉각수가 고르게 유동되지 못하고 이 상태가 조금 지속되면 임펠러 펌프에 열이 발생하면서 임펠러 파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선체 하부의 해수 냉각수 관 끝을 스테인레스 배관 자재를 더 연결해서 약 5cm 정도 더 물에 잠기게 하는 것으로 바다에서 불안에 시달렸던 일을 이제 떨쳐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원인을 발견하니 조선소의 순정(?) 출고 상태를 너무 믿고 그간의 고생과 지출했던 많은 비용이 정말 어이없이 다가온다.
최근 방어 조업을 위해 나선 바다의 기상 여건이 상당히 불량했었는데 예전과 달리 선체 옆구리로 배출되는 해수 냉각수의 양이 매우 일정하며 거침없이 배출이 된다. 냉각수 배관을 연장하지 않았다면 분명 배출량이 들쑥날쑥 불균등하며 간혹 배출량이 현저하게 적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요즘의 전자식 엔진은 냉각수 작동에 문제가 발생하면 엔진이 바로 꺼져버리는 안전 장치가 있지만 현대호와 같은 오래된 기계식 엔진은 임펠러 펌프로 냉각수가 빨려 올라오지 않아도 계속 가동이 되게 되며 엔진 과열의 원인이 된다.
바다 기상이 고르지 못할 때마다 냉각수 문제가 발생한다면 임펠러, 임펠러 펌프의 교체 이전에 자신의 선박 흘수선과 냉각수 관의 깊이를 꼭 비교해보록 하자.
관의 끝이 1cm 만 더 잠겨도 자연 유입되려는 해수의 양이 많아질 것인데 진작에 이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왜 조선소에서 이렇게 얕게 관을 매설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임펠러 구동시의 압력은 상당히 강력하다. 냉각수 관의 끝은 흘수선보다 가능한 깊게 두도록 하자.
모두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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