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부시리, 방어만큼 맛있을까?
바다의 은혜, 사철이 제철인 부시리
부시리 조업과 시장의 선택
셀 수 없는 물음, 한결같은 대답
– 거래처 –
부시리를 모름
부시리도 맛있습니까?
셀 수 없는 물음에 한결같은 대답은 “부시리가 실제로는 더 비싸야 하는 고기입니다” 이다.
고기를 잡는 솔직한 입장으로는 개체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잡는 수고를 더 해야 잡을 수 있는 부시리가 방어에 비해 훨씬 더 귀하게 느껴진다.
경이로운 부시리, 부시리의 사냥 장면
부시리는 연안 어업에서 잡을 수 있는 가장 큰 개체의 어종으로 체장 125cm 정도의 부시리는 20kg 을 훌쩍 넘기기도 하며 녀석들의 사냥 장면을 지켜보면 체장 50cm 정도의 어린 만새기나 삼치(고시)를 눈 깜짝할 사이에 흡입한다.
부시리에 쫓기는 만새기 무리나 날치, 어린 삼치(고시) 무리들이 수면 위를 날듯이 도망치는 장면은 표현이 잔인할 수도 있겠지만 재미있다.
녀석들이 쫓기며 아무리 전속력으로 도망쳐도, 아무리 수면 위로 점프를 해도 떨어지는 지점에 부시리들이 도착해서 틀림없이 기다리는 것이다.
잡을 때마다 느끼며 놀라는 괴력, 부시리 조업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은 어느 정도 잡았으면 계속 잡혀도 동 시즌에 잡히는 무늬오징어나 잿방어 같은 어종을 잡기 위해 그만둬야 하는 것이다.
부시리는 덩치가 크고 원활한 산소 공급을 필요로 해서 방어와 달리 135x135cm 어창에 많은 마릿수를 수용시키기 곤란하다.
대방어 10마리가 충분히 들어가서 빙글빙글 유영할 어창에 부시리는 5마리를 넣어도 행여나 죽을까 봐 계속 돌봐야 한다.
주문량 또는 위판 시간까지 살릴 수 있을 정도만 잡고 다른 어종에 맘을 다잡고 집중해 보지만 방금 전의 호쾌함과는 확연히 달라 뭔가 시시하다.
어업은 바다의 시간에 맞춰서 제철에 나는 고기를 전력을 다해 잡아야 하며 바다에 하루 종일 머무르더라도 실제 주어지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때가 많다.
겨울 시즌 대방어가 치어처럼 느껴지게 하는 거대한 부시리의 인기가 방어만큼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부시리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부시리는 방어에 비해 방어 사상충이 나오는 비율이 현저히 적으며 먹는 베이트는 비슷할 것 같은데 그런 걸 보면 위에 들어간 먹이들을 상당히 빠르게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상충의 매개체들 내장에 머물던 사상충이 부시리 위속에서 다 녹아버리는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할 뿐…
부시리 유통의 어려움
방어와 달리 부시리는 바늘에 걸린 순간부터 갑판 위에 오르기까지 사력을 다해 밑바닥의 암초를 향해 달리고(휘감으려고) 벗어나기 위해 머리를 흔든다. (바늘에 건 순간 부시리인지 방어인지 구분이 거의 가능하다)
부시리 방어의 구분은 각진 턱을 보고 구분한다고 하지만 체형이 완전 다르기 때문에 수면 근처에 오면 체형을 보고 바로 알 수 있다.
대형 부시리는 뱃전으로 금방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체력을 어느 정도 소진시켜야 어창까지 모실 수 있는데 지친 녀석들은 몇시간 정도 뒤집어져서 회복의 시간을 갖는다.
겨울철 수온이 내려가면 부시리도 어창에서 몇 일을 잘 사는데 문제는 어창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마치 배를 부수려는듯 힘찬 꼬리질을 해서 그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어창 1칸보다 작아 보이는 1톤 활어차의 물칸 1개로 어쩌면 수용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부시리 맛, 묵직한 맛

부시리는 살의 지방이 완연하게 느껴지며 은은한 단맛과 찰진 식감이 특징으로 기름지며 묵직한 맛(?)으로 표현밖에 못하겠는데 여러 구성원들과 어쩌다 방어, 부시리를 같이 놓고 먹어보면 결국 부시리 접시는 비워지고 방어 접시는 남는다.
과연 시장의 선택이 맞는 것인지 항상 의문이다.
(몇 년 전부터 겨울 대방어 열풍이 불어왔을 때 부시리를 방어로 알고 찾는 거 아닐까 생각도 했었다)
부시리는 사철 맛이 거의 일정한데 많이 잡히는 가을 쯤에 입맛을 사로 잡는 다른 어종들도 많기 때문이리라.
부시리(일본어로 히라마사) 역시 방어, 잿방어와 같이 피가 많으므로 “뇌 파괴로 스트레스 발생을 억제하고 – 신경처리 – 방혈” 전처리 과정이 있었을 때 훨씬 더 맛이 좋으며 가급적 필렛을 뜨지 않고 내장과 수분만 제거한 상태에서 24시간 숙성 후 맛보는 것을 권장한다.
대형의 부시리가 쏙 들어갈 수 있는 가장 큰 사이즈의 스텐레스 프레임의 뜰채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선구점에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