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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 귀촌의 핵심은 어업 활동이고 어업 활동의 핵심은 선박의 운용이다.
어업에 처음 발을 들이며 자신의 어업 방식에 적합한 어선이 무엇인지 어떤 선박이 좋은 선박인지는 사실 알기 어렵다.
어느 정도 타보고 수행 능력을 경험해봐야 좋은 부분과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을 것인데 실제 작업을 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를 파악할 수는 없기 때문으로 이는 매우 당연한 것이다.
여러 형태의 배들을 보게 될 것인데 국내 연안 바다를 누비는 대표적인 어선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의 수많은 어선 선주들이 FRP 선내기 어선을 운용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다의 어선은 육지의 유틸리티 차량과 같다
연안에서 어업을 하는 어선은 연료, 형태, 크기와 용도로 나눌 수 있다.
연료 | 형태 | 크기 | 주 용도 |
디젤 | 선내기 | 0.1톤~9.77톤 | 어선 or 낚시배 |
휘발유 | 선외기 |
최근엔 선외기 형태를 띄는 디젤 엔진 모델도 출시되고 있다.
어선을 왜 유틸리티 차량에 비유했냐 하면 수 많은 어업 형태에 따라 적어도 갖춰야 할 필연적 요소들을 베이스로 건조하였기 때문으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서 적용하기 용이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주파성, 안정성
- 어획한 고기를 살릴 수 있는 충분한 어창이나 선도 유지할 수 있는 공간
- 어획 장비의 탈부착 용이성
- 작업에 필요한 갑판 공간
협소한 선실과 같은 단점도 있다.
어선의 겉모양은 비슷해보여도 조선소마다 다르고 중고 선박이라면 이전 선주의 손길마다 디테일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이전의 선주가 더할 나위 없이 잘 구축해 둔 선박을 찾아서 거래하는 것 일 수 있다.
시작 전에 저지르는 흔한 오류
적당한 타협
– 뉴비 –
나는 경험을 쌓아야 하니 이 정도로 시작하면 될 것 같아…
위와 같은 타협과 함께 시작하는 경우가 많을 듯 하다.
하지만 어업을 해나가야 하는 어장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이 정도면 되겠지..” 로 접근한 경우 향후 생산 결과에서 많은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선박에 애정을 갖지 못하고 서둘러 바꾸는 일도 생기게 된다.
어장 환경의 고려
실전으로 들어가자.
어장 환경의 고려는 귀어를 결정한 곳에서 어떤 어업을 할 것 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으로 실제 귀어와 선박 결정 이전에도 충분히 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주제로 보다 현실적인 공부를 선행하는 것이 좋겠다.
- 주요 어장 해구 번호
- 주요 어장의 도달 거리
- 구체적인 어획 방법
- 년 평균 출항 일수
해구(海區)
해구는 바다 위를 나눈 보이지 않는 구획이다.
아래는 해구에 대한 간략한 설명으로 외울 필요는 없다. 자신이 향후 누벼야 할 해구의 해도를 자주 보도록 하자.
해구는 위·경도 0.5°(약 50×50km) 간격의 격자 모양으로 바다 구획을 나누고 고유의 번호를 매겨 놓은 것을 의미하며 우리나라 주변 바다에는 총 1,331개의 해구가 있다고 하는데 자신이 활동할 지역 해구에 대해서만 파악을 하면 된다.
대해구 1개의 면적은 실제 체감을 해보면 상당히 크다.
소해구는 위·경도 0.167°(약 16,7×16,7km) 간격으로 대해구를 가로 세로 각각 3등분하여 소해구 총 9개가 대해구 1개를 구성하게 된다.
수협조업정보알리미 앱의 어선위치조회를 임의로 캡처
위의 슬라이드 이미지를 보면 다음을 알 수 있다.
- 1번째 이미지에서 구획을 나눈 대해구 번호를 볼 수 있으며
- 2번째 이미지에서 대해구도를 확대하면 소해구도(예: 99-3, 100-1…)로 세분해서 나눈 것과
- 항구에서 어장간 거리를 대강 측정(약 20km)해 본 것
- 3번째 이미지에 105-3, 106-1 해구에 어선들이 많이 출항한 상태이고
- 4,5번째 슬라이드는 육지와 맞닿은 바다의 해구 구획과 이를 확대한 것이다.
주요 어장의 도달 거리
2번째 이미지와 같이 폰만 있으면 해도를 볼 수 있고 거리를 측정해 볼 수 있다.
적당한 타협을 거쳐 마련한 배로 경험이 쌓일 때까지 근처에서 조업을 하자는 계획은 안타깝지만 이내 잘 들어맞지 않을 것이다.
어장이 가깝고 멀고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
바다에서의 일은 바다의 시간(작업 시점 전후의 조류 움직임)과 기상에 크게 기인하여 흥망성쇠가 일어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바다에 놀러 나가는 것이 아니므로 어쨌든 결과를 갖고 들어와야 어업을 지속할 수 있다. 매번 운이 좋을 수는 없으므로 허탕을 치는 날도 당연히 있다.
어장의 특성과 1년 기상에 따라 출항 일수가 달라지며 출항 일수가 많았다는 것은 그 만큼 작업을 많이 도전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산의 경우 1년 200일이면 그 해의 기상이 상당히 양호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이 23년 7월 15일 오후 8시인데 오랜 장마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고 육지 근처의 바다는 온통 흙탕물 상황이다. 3번째 이미지 105-3 해구에 경남 선적의 어선과 낚시배들이 나선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앱 화면을 확대할 수록 실제 선박이 더 많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2023-07-15 21:00 현 시점 105 해구까지 나설 수 있는 선박을 한번 가늠해보자.
풍속, 풍향, 너울 크기와 너울 주기를 보았을 때 현 시각 105해구는 절대 포근한 바다가 아니다.
선박의 길이가 최소한 너울 주기 3배 이상이어야 할 것이며 측파를 맞으면서는 연안 어선급으로는 작업이 힘든 상황으로 예상이 된다.
수지타산, 위험 속의 시간과 노력, 지출 비용 이상의 결과를 모두들 거두고 무사히 입항하기를…
105 해구 어장까지의 거리는 가장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남해 인근 항구에서 약 30km, 통영에서는 약 50km 거리로 결코 가깝지 않다. (육지에서 차량으로 평탄한 도로가 아닌 5.8초 간격으로 높이 1.6m 요철을 넘으며 30km 거리를 이동하는 것을 상상해보자)
즉 이 정도의 기상 여건일 때 자신 있게 바다로 나설 수 있는 선박은 상당한 안정성이 필요한 것이며 안정성은 사이즈와 비례한다.
참고로 너울 주기와 비슷한 사이즈의 선박이라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혹 어쩌다 어업 관련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보았다면 모든 지역의 어선 선장이나 낚시배 선장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다음과 같을 것 이다.
– 선장 –
우리 OOO 바다는 여느 지역보다 조류가 빨라 고기들 힘이 넘치고 맛이 좋습니다.
프로그램에 나올 정도면 평소 어획 생산 결과가 있다는 것으로 표현만큼 거센 바다에서 잡았다는 것은 선박의 안정성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자기 지역 바다는 조류가 엄청 거세다고 한다.
크고 작은 선박들은 모두 용도에 맞게 설계 되었다.
작지만 빠른 선외기는 전어와 같은 어종을 빠르게 따라 잡아 자망으로 잡을때 위력적이고 물 밑에 잠기는 선저 하부가 얕아 매우 얕은 곳에서도 운항이 가능하다.
선저 하부가 얕으면 바람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는데 이는 바다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키 포인트
- 자기 선박을 믿지 못하면 아무리 가까워도 결코 항을 벗어나지 못한다.
- 어업 활동은 수지타산이 중요하다.
- 선박에 대한 투자와 생산 결과는 비례한다.
구체적인 어획 방법
구체적 어획 방법 편은 따로 작성할 예정이다.
년 평균 출항일 수
결론적으로 년 평균 출항일 수를 최대한 늘릴 수 있고 작업 수행 능력이 좋은 선박이 좋은 선박이다.
참고로 년 평균 출항일 수는 입출항 기록을 토대로 집계되며 해경파출소나 정부24에서 선박출항·입항신고사실확인서를 신청해서 볼 수 있다.
퍼즐 맞추기
- 큰 선박은 먼 바다까지 커버링이 용이하다.
- 선외기는 조용하고 빠르다.
- 선내기는 선외기에 비해 스피드가 느리지만 주파성과 견인력이 좋다.
- 선내기 디젤 엔진은 마력수와 투입 비용이 비례한다.
- 선내기는 물 밑에 잠기는 선저부 때문에 극히 얕은 수심에는 운항이 불가능하다.
- 낚시배는 어창, 창고 공간이 빈약하다.
- 활어 조업을 계획한다면 충분한 어창 공간이 있어야 한다.
- 선박 크기와 투입 비용은 비례한다.
- 비용이 부족하다.
- 감가 상각
- 유지 관리
왜 퍼즐 맞추는 것과 비슷하냐면 모든 것을 만족 시키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인데 수지타산이라는 울타리내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 어선을 꿈 꾼다면 안정성과 실 작업에 필요한 적용성을 가장 염두해두자.